viernes, 7 de agosto de 2009

·☆ 090807 동방신기, '13년'과 '110억' 사이 요상한 숫자게임

동방신기, '13년'과 '110억' 사이 요상한 숫자게임
SPN News

▲ 동방신기


[이데일리 SPN 최은영기자] '전속계약 13년, 데뷔 5년간 수입 110억 어떻게 볼 것인가'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이 있다. 최근 연예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동방신기 사태가 바로 그렇다.

소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를 상대로 한 동방신기 멤버 3인(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의 소송은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동방신기 멤버들은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그룹 회장을 '선생님'이라고 부른다. 결국 이번 법정 다툼은 스승-제자 간 칼을 겨누는 모양새가 돼버렸다.

‘내 탓’ 아닌 ‘네 탓’으로 치부하는 모습은 이들을 믿고 의지했던 사람들에게 크나큰 실망감을 안겼다. 이들은 진실을 알리는 것보다 서로의 허물을 들추는 일에만 급급했다. 이런 가운데 전해진 수백억 원의 돈 이야기는 서민들에게 강한 허탈감을 안기기도 했다.

동방신기 사건에 관한 많은 이야기가 있고 복잡한 거 같지만 사실 논란은 크게 두 가지다. 계약(전속계약기간과 수익배분구조)과 소송에 참여한 멤버 3인의 그룹외 개별활동(화장품 사업)에 대한 시각차다.

◇'13년 장기계약' 문제될까?

소송에 나선 멤버들은 '13년 장기계약' '부당한 대우' 등을 이유로 전속계약 해지를 요구했다. 변호사를 통해 소송에 이르게 된 배경을 밝히는 과정에선 계약서상에 명기된 세부 항목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계약기간이 13년이란 사실을 밝히면서는 '사실상의 종신계약'이라는 표현도 썼다. 이 같은 사실은 추후 팬들에 의해 '노예계약'으로까지 비화되는 결과를 낳았다.

물론 원더걸스, 2PM, 2AM 등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연예인이 7년, 빅뱅과 투애니원(2NE1) 등 YG엔터테인먼트 소속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5년, DSP엔터테인먼트 소속 SS501과 카라가 각각 5년과 7년임을 감안할 때 동방신기의 계약기간 13년은 다소 과한 감이 없지 않다.

하지만 SM이 밝힌 대로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계약 수정 및 갱신 작업이 이루어졌음을 감안한다면 이 또한 본인들의 선택이었다고 할 수 있다. 제도적으로 모순이 있거나 잘못된 계약이라고 판단됐다면 계약서를 수정할 당시 충분히 어필을 했어야 옳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검토 및 확인을 받아 진행된 마지막 2회의 계약수정은 2007년 2월과 2009년 2월에 있었다. 2007년이면 동방신기가 신인이 아닌 인기절정을 누릴 때다. 부당한 금전적 대우를 받았다면 계약 내용을 수정할 당시 멤버들이 보이콧을 했어야 했다.

또 다른 2명이 침묵하는 것도 다른 3명에게 부담이다. 다른 2명이 특별대우를 받지 않았다면 이번 문제제기는 순수하지 못할 수 있다.

사실 장기계약은 가수들에게 '양날의 칼'이다.

장기간 소속돼 불리할 수도 있지만 안정적으로 연예활동을 할 수 있는 기반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국내는 물론 해외에 최고의 핫라인을 가지고 있는 SM엔터테인먼트일 때는 더욱 그렇다. 트로트 가수로 한 해 수억 원의 수익을 올리는 장윤정, 박현빈도 소속사 인우기획과 10년 장기계약을 맺었지만 이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장기계약은 연예계가 아닌 스포츠업계에도 있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경우 9시즌 동안 한 팀에서 활동을 할 경우 프리에이전트, 이른바 FA를 선언해 계약을 다시 할 수 있다. 국내 프로야구의 자유계약선수 조건이 9시즌인데 비해 미국은 6시즌으로 한국이 상대적으로 긴 편에 속한다.

▲ 동방신기


◇데뷔 5년간 수입 '110억', 멤버수로 나눠보니?

수익 배분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차도 분명 존재한다. 소속사 SM에 따르면 동방신기는 데뷔 5년간 110억원의 수익을 소속사로부터 분배 받았다. 이를 두고 대다수 팬들은 110억원을 멤버수(5)와 활동연수(5)로 나눠 ‘대한민국 최고의 아이돌 그룹이 한해 번 돈이 고작 4억여 원이라니 말이 되는가’라며 울분을 토하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계산법이 과연 옳은가 하는 점은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아이돌 그룹은 그 특성상 데뷔 전이나 데뷔 초기에 막대한 자본이 들어간다. 동방신기처럼 해외진출에 나선 스타는 더더욱 그렇다. 반면, 스타가 되면 상황은 달라진다. 들어오는 돈의 단위가 달라진다. 하지만 제아무리 인기 있는 그룹이라 할지라도 수익을 멤버수대로 나눠야 하는 숙명만큼은 피할 수가 없다. 솔로가 아닌 그룹이라고 해서 음반가격이 멤버수에 비례해 올라가는 것이 아닌 것처럼, 행사·CF 등을 통한 수익도 마찬가지다. 멤버수대로 한 해 수익을 계산해선 착오를 일으키기 쉽다.

만약 그룹이 아닌 가수 비와 같은 솔로 가수가 데뷔 초부터 5년간 110억원을 벌었다고 가정해보자. 결코 그 금액이 작다고 할 수 있을까?

◇'80만' 카시오페아가 운다

화장품 사업에 대한 시각차도 크다.

사업에 참여하지 않은 2인과 소속사, 그리고 소송에 나선 나머지 3인의 의견 차가 크다는 전언이다. 소송 3인에 따르면 화장품 사업은 큰 문제가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다른 2명이 계약문제에 침묵하는 것은 어쩌면 이 부분이 더 큰 문제일 수 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멤버 전체가 아닌 3명이 그것도 화장품 사업에 연루된 멤버만이 소송에 동참한 것도 이 부분에 다른 3명이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역으로 말해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이렇듯 핵심을 비껴간 채 논의되고 있다. 양측은 서로의 입장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대강의 수치만 공개했을 뿐 구체적인 전반의 내용에 대해선 밝히지 않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태에선 어느 누구도 옳은 판단을 하기 어렵다.

사실 이번 동방신기 사태의 최대 피해자는 팬들이라고 할 수 있다. 소송에 관여된 양측은 극과 극을 달리면서도 그룹의 해체는 없다는 일치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소송이 예정대로 진행중이지만 동방신기 활동도 계속되고 있다. 양측이 지금처럼만 일관된 신념을 보여준다면 팀의 해체는 걱정하지 않아도 좋을 듯싶다.

국내외 연예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동방신기 사태. 누구를, 무엇을 위한 싸움인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이처럼 큰 사건에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할 팬들에 대한 배려는 찾아보기 어렵다.

동방신기의 이름값은 결코 그들만의 것이랄 수 없다. 80만 회원이 가입해 있는 카시오페아의 한결같은 지지와 사랑이 있었기에 지금의 성공이 가능했다.

언젠가 소송은 끝날 것이고 치킨게임의 승자는 나오게 돼 있다. 그렇다면 이번 싸움에 볼모로 잡혀 마음고생을 한 팬들은 과연 무엇으로 보상 받을 것인가. 동방신기 3인과 SM의 요상한 숫자 게임에 80만 카시오페아의 마음이 멍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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