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닷컴 | 송은주·나지연기자] SM엔터테인먼트가 지난 5일 분쟁중인 자사그룹 '동방신기'의 이름에 대한 권리확보에 나섰다. 한국특허정보원에 음반, 의류, 가방, 문구용품 등에 대한 4건의 상표출원 신청을 한 것. 음반이나 공연 등 핵심사업은 물론 의류나 가방, 문구 등 부가사업에 대한 권리까지 확보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셈이다.
상표권은 임의로 브랜드를 도용한 제 3자의 부당이득을 막는 제도다. 저작권자인 기획사와 연예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법적 장치다. 하지만 이번 SM의 독자적인 상표출원은 논란의 여지가 충분하다. 현재 SM은 '동방신기' 멤버 3명과 계약갈등을 빚고 있는 상태. 멤버와 상의없는 독자적 출원에 대해 비난의 여론도 만만치 않다.
이제 관심은 SM이 출원한 상표의 등록여부. 지적 재산권 전문으로 다루는 황성필 변리사는 출원이 등록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고 분석했다. 황 변리사는 "SM은 지난 2005년에도 '동방신기' 한자명에 대한 상표출원을 신청했다. 하지만 상표법 7조 1항 6호에 의거 상표 등록을 거절당했다"면서 "이미 '동방신기'는 주지저명하기때문에 멤버의 동의없이는 SM이 소유하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동방신기를 둘러싼 이름전쟁, SM이 동방신기의 상표출원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불어 동방신기의 상표등록 가능성에 대해서도 진단했다.
◆ SM, 뒤늦게 동방신기 상표 출원한 까닭?
SM이 '동방신기' 그룹명으로 특허청에 상표 출원을 신청한 건 지난 5일이다. 멤버 중 시아준수, 영웅재중, 믹키유천과 한창 전속계약 효력정지를 놓고 갈등의 골이 깊어지자 부랴부랴 그룹의 이름에 대해 상표 출원에 나선 것. 지난 2005년 '동방신기' 한자명이 특허청으로부터 상표등록 거절을 당한지 4년만의 일이다.
SM의 상표출원은 기획사 입장에서 지극히 당연한 행위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힘들게 만든 창작물, 즉 지적 재산권을 지키려는 것이다. 상표권은 다른 사람이 연예인의 이름을 도용해 부당한 이익을 취하지 못하게 막는 최소한의 권리"라며 "SM이 동방신기의 이름을 지키기 위해 상표를 출원한건 문제될 게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기와 방법에 있어 논란의 소지는 있다. 동방신기 멤버와의 갈등이 불거지자 뒤늦게 상표 출원을 한 것, 그리고 소속 멤버와의 상의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한 것등이 비난을 받고 있다. 또 다른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상표권을 지키겠다는 순수한 의도보다 향후 생길지 모를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려는 것 같다"며 "멤버들과의 결별을 하더라도 부가사업권 등은 수익은 챙기겠다는 의지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SM이 출원 신청한 항목을 보면 음반, 의류, 가방, 문구 등 4가지다. 황성필 변리사는 "만약 상표가 등록돼 상표권을 획득하게 되면 SM은 동방신기 가방, 동방신기 청바지, 동방신기 공책 등의 부가사업을 통해 막대한 수익을 챙길 수 있다"면서 "수익이 발생하지 않더라도 최소한 제 3자가 부당한 이익을 얻는 것은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변리사 "동방신기, 등록 거절 가능성 크다"
그렇다면 실제 SM이 상표권을 등록받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전문가들은 등록거절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지난 2005년의 사례를 살펴볼 때 SM이 상표권을 획득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는 것. 또한 지금은 멤버들과 팽팽히 대립을 펼치고 있는 상황. SM이 동방신기 세 멤버로 부터 상표권 관련 어떤 동의도 받을 수 없다는 게 치명적인 약점이다.
지난 2005년 SM의 동방신기 상표출원 거절이유를 보면 좀 더 명확해진다. 당시 특허청이 밝힌 거절 사유는 상표법 제 7조 1항 6호에 해당한다. 특허청은 "동방신기는 SM 소속의 아카펠라 댄스 그룹으로 유노윤호,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최강창민으로 구성된 '저명'한 타인의 성명을 포함하는 상표이므로 상표법 제7조 1항 6호에 해당해 상표등록을 받을 수 없다"며 거절했다.
여기서 말하는 상표법 제7조 1항 6호란 <저명한 타인의 성명·명칭 또는 상호·초상·서명·인장·아호·예명·필명 또는 이들의 약칭을 포함하는 상표. 다만, 그 타인의 승낙을 얻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내용이다. 물론 멤버들의 동의서나 본인 확인서가 제대로 갖춰졌다면 특허청의 요건상 상표권 등록이 가능했다. 그러나 SM은 다섯 멤버 본인 혹은 보호자의 동의를 확보하는데 실패, 끝내 상표권을 획득하지 못했다.
황성필 변리사는 "이미 지난 2005년 특허청에서 이를 근거로 상표출원을 거절했다. 때문에 이번에도 동일한 이유로 거절될 가능성이 크다"면서 "상표법은 '동방신기'를 SM의 것이 아닌 멤버들 5명의 것으로 보고 있다. '동방신기'라는 이름은 그룹을 구성하는 5명의 저명한 예명일 뿐이지 SM의 저명한 예명은 아니라고 판단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 "소속사와 연예인, 상표권 다툼의 대안은?"
연예인의 이름은 상표권을 두고 늘 분쟁의 소지를 안고 있다. 대개 기획사들은 소속 연예인이 유명해지기 전에 상표권 등록을 마친다. 해당 연예인과의 갈등이 있을 때 상표권을 악용해 발목을 잡거나 족쇄를 채우는 경우도 빈번하다. 특히 가수의 경우 다른 기획사로 이적할 경우 이름의 사용유무로 싸우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이다.
특허청 상표권 심판원인 김두호 교수는 상표권의 분쟁 소지에 대해 "일반적으로 소속사가 그룹 이름의 권리를 갖기 때문에 상표권을 둘러싼 분쟁은 끊이지 않는다"면서 "만약 해당 연예인이 상표권 출원 등록이 불평등하다고 생각한다면 무효심판 절차를 통해 다시 한번 심사를 받을 수 있다"고 말해 연예계 상표권 분쟁의 골과 해결방안 등을 설명했다.
또 하나, 상표권 분쟁을 차단하기 위해 상표권법 제 8조를 따르는 것도 좋다. 제 8조에 따르면 <소속사는 계약기간 중 소속 스타의 성명, 사진, 초상, 필적 등 지적재산권을 개발하고, 이용할 권리를 갖는다. 다만 계약기간이 종료된 이후에는 모든 권리를 을에게 이전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공동으로 상표권을 갖고 있다가 계약 종료와 동시에 사용인에게 돌려주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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